처음 OPIC시험을 치면서 부끄럽지만 남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유학을 한 경험과 평소 병원에서 외국인 환자분들의 통역을 담당하면서 "뭐 그냥.. 가서 40분 정도 이야기하다 오면 되는 거 아니야?""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오픽 IM에 AL 취득까지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오픽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심지어 등록을 해놓고 오픽의 등급과 어떤식으로 문제 유형이 나오는지도 모른 채 시험 당일 오픽 스퀘어 오리엔테이션을 통해서 오픽이 어떤 시험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자기소개를 하라고 했을 때 나는 누구누구이고 몇 살이고 오픽 시험은 취업 준비를 위해서라고 간단명료하게 말을 했습니다. 사실 왜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해야 하지?라는 의구심과 싫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고 시작을 했습니다.
오픽은 시험을 치는 사람의 경험이나 감상을 자세하게 답변하는 시험입니다. 시험을 평가하시는 분은 저에 대해 잘 알고 계시지 못하며 가족, 학력, 사는 곳, 취미 등을 설명하는 자기소개에서 최대한 (저의)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기회를 닫아 버렸습니다. 단지 내가 내 이야기를 하길 망설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나중에 치명적인 실수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받았던 질문 중에 하나는 [당신은 어린 시절 형제나 자매와 사이가 좋습니까?]라는 질문에 쌍둥이 동생과 여동생이 있는데 가족 소개를 명확하게 하지 않았고 질문을 듣고 답변을 말하면서 [내 동생 들이니까 쌍둥이 동생과 여동생의 이름을 말하면서] 정확하게 누가 누구이고 몇 살인지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본인의 입장에서 이야기
오로지 내 이야기. 내 정보니까 내 편의로 신나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이야기를 처음 듣는 분은.. 왜 갑자기 쌍둥이가 있고? 남자 쌍둥이인 건가? 여자 쌍둥이인 건가? 누구누구지? 헷갈려할 소지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또 늘 사용하는 익숙한 단어들과 속어만을 사용해 표현이 단조롭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실수 중에 하나는 abbriviation이라고 하죠? 예를 들어서 V.I.P. 는 Very Impotant Person의 줄임말입니다.
스피킹에서 줄임말을 사용할 때는 가장 처음 원래 그대로 말을 하고 이렇게 줄여서 부른다라고 알려준 뒤 줄임말을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무작정 줄임말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총 40분의 시험을 22분 만에 끝내고 나왔습니다. 성적 열람일 IM1이라는 성적을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동안의 저의 경험이나 학업에 비해서 굉장히 낮은 점수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존심도 상하고 화도 났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의 행동들과 매너가 부족했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좀 더 진지하고 엄격한 마음으로 오픽 시험이 어떻게 치러지고 문제를 듣고 브레인스토밍(연상)하는 법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알게 된 답은 문제를 듣고 내 기준에서 생각하지 말고 듣고 있는 상대방에 대해서 배려하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말은 거창하게 상냥하게 예의 바르게 대답하자가 아니라.. 나는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경험들은 내 경험이기 때문에 세세한 디테일까지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듣는 사람은 시제나 문맥, 단어가 조금이라도 명확하지 않으면 그 내용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오픽 브레인스토밍
처음 문제를 듣고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 한국의 지리적 특징:
1. 산이 많고 바다도 있고 강도 많다.
2. 산은 높고, 지리산 한라산이 있다.
3. 한라산에 가족들과 갔었는데 좋았다.
이렇게 차근차근 머릿속으로 단계를 정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갔습니다.
처음 오픽을 쳤을 때는 의욕도 없고 40분 동안 이야기하기 싫어하는 사람과 억지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태도가 전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로 친 오픽 시험에서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 지인에게 나에 대한 속 이야기를 신나서 해준다는 생각으로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38분 만에 시험을 종료했습니다.
저는 대학 때 커뮤니케이션과 간호학을 전공했습니다.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대하면서 이야기가 지겹거나 듣기 싫으면 역시 진심이 되기 힘들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시험을 치시기 전 긴장되는 마음은 누구라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대화하는 상대방이 나를 알아준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이야기를 하면 긴장이 풀어졌던 거 같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한국어로 표현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반의 반도 전하지 못하는 때가 많은데 머릿속으로 체계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면 어려움이 반으로 줄어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해당 글은 오픽 Honer's Club의 선배들의 AL스토리의 127 글에서 발췌해왔습니다. https://www.opi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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